[Interview]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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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영상 측정 가능한 홀로 그래픽 현미경 기술 개발

창업 반 년 만에 첫 상용화

늘 새로운 것 안에 답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첨단 의료기술을 보급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입니다.”

침대도 과학, 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 인간을 둘러 싼 모든 것이 과학이 아닌 것이 없다. 따지고 보면 인간의 몸 자체가 과학이다. 과학의 목적이 ‘인간의 생존’이라 할 때 더더욱 밀접한 과학의 연관과 융합이 요구되어 진다. 허나, 융합 연구는 두 배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융합이 힘은 들지만 재미있어 파고든다는 학자가 있다. 광학과 의학을 접목하여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하는 바이오광학분야의 세계적 학자,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다. 융합과 통섭이라는 말 자체가 과학을 경계 짓는 규정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재미있기만 하다. 과학이 재미있어 몰입한 연구로부터 탄생한 기술이 이제는 창업의 첫 깃발마저 휘날리고 있는데… 박용근 교수를 만나 성공적인 창업 스토리를 들어 보았다.

 

3차원 현미경 개발, 상용화

박용근 교수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나와 미국 하버드-MIT 연합 의공학대학원에서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10년 6월 KAIST 물리학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바이오광학분야의 세계적 학자 박 교수의 연구 방향은 레이저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신성장을 주도할 첨단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질병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까지 응용을 하다 보니 그 일반적인 연구 과제가 마침내 그를 성공한 창업가로 이끌었다. 그는 작년 9월에 (주)토모큐브(TomoCube, Inc.)를 설립하고 실시간 3차원 영상 측정이 가능한 홀로 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개발해 올해 초 공식 출범했다.

“이 제품은 세포와 조직을 염색하지 않고, 실시간 3차원 영상으로 측정하는 X-ray CT의 레이저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의 기술은 세포를 형광 물질 등으로 염색해야 영상이 가능했고, 살아 있는 세포를 관찰하기도 어려웠지요. 특히 체내에 다시 주입해야 하는 면역세포나 줄기세포 등의 적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염색 과정 없이 살아 있는 세포 그대로 3차원 영상을 측정하고 세포내부를 관찰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생물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3d 홀로그래픽 현미경’의 반응은 굉장히 뜨겁다. 출시와 동시에 국내 판매와 미국, 영국 등의 수출이 이루어 졌다.

 

창업이 항해라면 창업원의 도움은 나침반

‘(주)토모큐브 (TomoCube, Inc.)’는 첫 창업임에도 불구하고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성공 노하우에 대해 박용근 교수는 ‘창업원의 도움’과 ‘좋은 팀플레이’를 꼽는다. 연구원에게 창업은 낯선 세계였다. 세계적인 기술을 쥐고도 태평양 한 가운데를 건널 길이 암담했던 그에게 김병윤 교수님의 자문은 정확한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창업을 하게 되면 a냐 b냐의 기로에 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계신 김병윤 교수님께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이 가끔은 단기적으로봤을 때 손해가 아닐까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약이 쓰듯 장기적으로는 교수님의 말씀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죠.”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장밋빛 청사진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와 경영’이라는 빈틈을 타고 불미스러운 마수가 뻗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알곡과 쭉정이를 골라내는 일은 공부와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신뢰 있는 기관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첨단기술 벤처업체와 한 배를 탄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초기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어떤 이익도 바라지 않는 창업원으로부터 지분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세계적인 히스토리가 있는 자문단을 무보수로 지원받았다. 지분을 먼저 따지는 다른 자문단들과는 창업에 미치는 무공전수의 차원이 다르다며 박용근 교수는 ‘경험을 해 보니 제대로 하는 사람일수록 도와주려는 마음이 강하다’는 팁을 전했다. 어쩌면 ‘메달을 잘 따는 선수들일수록 인사를 잘 하더라’는 태릉선수촌 관계자들의 말과 상통하는 면일 것이다.

 

성공적인 프로세스가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다

‘(주)토모큐브 (TomoCube, Inc.)’는 창업 반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창업 시기에 비추어봤을 때 매우 빠른 성장이다. 물론 남다른 노하우가 있다. (주)토모큐브 (TomoCube, Inc.)는 법인 설립을 하기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 왔다. 창업원으로부터 성공적인 exit 경험이 있는 ceo를 소개 받았으며, 외국인을 비롯한 좋은 인력으로 팀빌딩(team building)을 구축했다. 이미 창업이 되기 전 신제품을 출시했고, 창업의 돛을 올리자마자 생산에 돌입했다. 박 교수는 팀원의 구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마트한 프로세스가 준비되어 있어야 우왕좌왕하지 않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남을 지라도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는 징기스칸의 말을 인용하며 성공적인 프로세스만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전했다.

 

하이테크 기술 기반 벤처기업의 출범 희망

만발의 준비로 시작한 창업이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문제에 부딪힌다. 기술을 개발할 때와는 다른 어려움이다. 완벽한 기술자라도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부딪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고, 특허를 내는 문제는 공식처럼 외우고 있지만, 사업화를 시키며 발생하는 문제는 관계와 경험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견해이다. 이렇듯 창업의 길은 험하지만, 국가의 미래가 우수한 하이테크 기술 기반 벤처기업의 출범에 달려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빠른 변화에 기술이 적응하다보니 대기업의 운명도 예측이 불가능해진 현실입니다. 앞으로 하이테크 기술 기반의 벤처 기업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에 모여야 합니다. 적어도 10년 안에 하이테크 기술 기반의 벤처 회사들이 만들어 낸 시가 총액이 100조는 돼야 합니다. 향후 대기업의 자리를 대신해 하이테크 기술 기반의 벤처 기업들이 자리매김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포브스에서 발표한 2015년 말에서 2016년 말까지의 1조 기업이 국내에서 두 곳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이 64개라는 점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부단한 분발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연구원으로서의 노력은 ‘새로운 개발이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유관 기관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