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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Lunch talk : 핸드스튜디오 김동훈 대표, 매출 100억보다 퇴사율 0%를 꿈꾸는 한 회사의 이야기
- 창업원
- 2022-10-30 0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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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Lunch talk : 핸드스튜디오 김동훈 대표, 매출 100억보다 퇴사율 0%를 꿈꾸는 한 회사의 이야기
지난 30일, 핸드스튜디오 김동훈 대표가 ‘매출 100억보다 퇴사율 0%를 꿈꾸는 한 회사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핸드스튜디오는 멀티미디어/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업체다.
김동훈 대표는 6하 원칙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흔히 사람들에게 창업을 하려는 이유를 물어보면 보통 ‘돈벌려고’라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본인의 관점에서 ‘왜 창업을 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승승장구하는 삶
김 대표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대신,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굉장히 확실했다. ‘음반가게 사장’이 하고 싶었기에, 공부를 못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고, 음악에만 빠져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점수를 1점 올릴 때마다 음반을 1장씩 사주기로 하셨고, 공부할 이유가 생긴 김 대표는 150점이나 점수를 올렸다.
가고 싶은 학교에 입학하고, 음반가게 사장은 편히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난 후에는 음악잡지 에디터로 희망하는 진로를 바꿨다. 그런데, 군대에 다녀오고 나니 음악잡지들이 다 망해버렸다. 이후,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월급도 많이 받을 수 있는 라디오 PD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김 대표는 실제 작가에게 문하생으로 써달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방송국에 들어갈 수도 있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기회가 생겼다. 사내방송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송을 판매해달라는 요청을 받게된 것이다. 큰 방송사에서 꽤 좋은 값을 받고 방송을 하게된 김 대표는 20년 만에 청취율 1위를 달성하고, 20일간 올림픽 중계를 하고, 본사 공로상을 받고, E1비자 발급조건으로 미국에 스카우트 되기도 했다. 이루고 싶은 것을 다 이뤘다고, 더 이상 행복할 선택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구조조정의 목격, ‘왜’를 따르는 삶
그러던 중, 김 대표는 데스크가 일괄적으로 구조 조정 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모두 회사에 헌신적이고 능력도 좋았던 사람들이었지만, 임금이 높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사장님의 자살까지 겪게 된 김 대표는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평생 그 일을 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 되는 현실이 충격적이었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조직에서 나의 필요성이 상충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일터라는 생산시설이 있고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현대 사람들은 소모제로 길러진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대표는 이때부터 ‘조직생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사람은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미국에서 취업 오퍼를 받은 상태로 돌아와서, 대학 4학년 생활을 고민하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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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생 최면을 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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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부모님 이상인가?
꾸준히 가치관에 맞는 선택을 하려고 고민하다보니, 본인의 가치관이 ‘인간적으로 살고싶다’ 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미국으로 떠나지 않기로 결정 했고, 졸업과 동시에 다시 진로 고민을 해야했다. 반 년동안 다른 대학 졸업자들처럼 ‘좋은 기업에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뭐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 동안 ‘왜’가 결여된 삶이었고, 이러한 것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돈이 우선인 조직사회 : 우리는 돈을 왜 버는 걸까?
그렇게 떠난 유럽여행에서 김 대표는 베네치아의 화장실을 보게 됐다. 화장실처리가 힘들어서인지, 한 번 이용하는데 4~5천 원을 내야 했다. 계산해보니 화장실 문지기는 연봉 23억을 벌 수 있었다. 정말 돈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라면 베네치아의 화장실 문 앞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것이 맞지 않을까?
김 대표의 두 번째 회사는 클래식 회사였다. 그곳에서는 극단적인 계급사회를 목격했다. 계급이 높은 사람들이 청소 아주머니를 대하는 태도는 ‘돈이 최고구나’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이용하는 자와 이용당하는 자가 눈에 보였다. 생산시설은 유한하고, 이를 점유하기 위해 권리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생산시설을 점유한 사람과 생산을 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좋은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력이 resource’로 취급되고, 여러 노동자를 비교해 언제든지 조건이 더 좋은 사람으로 갈아 끼워질 수 있다. 김 대표는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비싼 resource가 될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보라고 했다. 개인적인 가치에 따라 선택이 다르겠지만, 무슨 선택을 하든지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알고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의 회사, 핸드스튜디오에 입사하다 : 회사의 성장과 추락
김 대표는 사람 중심의 회사가 있다고 해서 핸드스튜디오에 입사했다. 팀이 꾸려질 무렵에 입사하여, 그들과 인생을 공유할 수 있었다. 재미있게 일했고 회사는 성장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회사는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 사람도 두 배로 늘었다. 회사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이었는데, 한 팀으로 움직였던 회사가 사람이 많아지면서 조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마트TV 시장 흐름에 영향을 받고 회사는 갑자기 추락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진정한 모습은 위기 때 드러난다고 한다. 핸드스튜디오의 모습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한해에 20~25명씩 퇴사했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에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웠다. 김 대표는 한계를 느끼고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보았지만, 본인의 가치관으로 갈만할 회사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전 대표님에게 회사를 받고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김 대표는 잔고 50만원 짜리 회사의 대표가 됐다. 처음 시작할 때의 다짐들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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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발전과 무관한 일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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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은 재료, 리소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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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보다 우리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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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시설을 독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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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룰을 지키는 중재자의 역할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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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에 적극적으로 항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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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받지 않는다. (감시자를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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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율이 매출보다 우선이다. (단결할 수 있고, 재밌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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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돈 벌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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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신뢰하며 살 자격이 있다.
인간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
김 대표는 로켓같은 회사 보다는 안락한 집같은 회사를 꾸리고 싶었다. 누군가 불행한 조직이라면, 없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편안한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핸드스튜디오는 영업비가 없는 B2B 회사가 됐고, 매출은 2년 만에 60%가 상승했다.
직원들은 회사가 같이 일하기 좋은 장소로 여기고 동생을, 친구를, 전 직장동료를, 남편을 데리고 왔다. 가치가 맞고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뭉치다보니 일도 더 잘 풀렸다. 출근 통보제를 적용해 원래 출근 시간인 9시반보다 늦게 오더라도 미리 통보만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조정했고, 매주 목요일 퇴근 시간마다 카트라이더 게임 리그를 개최했다. 게임 리그는 벌써 12시즌을 맞이했고, 사람들은 쉬는 시간마다 함께 게임을 하며 즐겁게 회사 생활을 한다. 모니터를 켜고 갔을 시, 빵을 사와야하고, 네 명이 같은 취미로 모이게 되면 동아리가 된다. 결혼을 하게 되면 1000만원의 지원금을 주고, 한 달에 한번은 파티를 개최한다. 회사에는 7년째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며, 반 년에 한번씩 직원 복지에 관한 내부평가를 반드시 진행한다. 내부평가 질문들은 업무가 본인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본인의 직무에 만족하는지, 불평등하지는 않은지 등을 물어보며, 필요한 복지와 개선책과 같은 의견을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진행 중인 복지와 그 기대요인, 그리고 효과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 줄로 대답한다. ‘재미있으니까.’ 목표를 위해 달리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위해 포기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면 비인간적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위해 희생되는 존재가 아니다. 김 대표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고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창업을 진행할 때도 인간적인 회사를 운영하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끝으로, 김 대표는 본인의 현재 목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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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목표
– 기회비용 줄이고
–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 조금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 실패해도 걱정 없게
– 이렇게 살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목표.
김동훈 대표는 그동안의 강연과는 조금 다른 주제를 다뤘다.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잊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점을 짚어주었다. 우리나라가 경쟁적이고 불안한 회사로 가득찬 것이 아니라, 행복이 가득한 업무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