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창업人
- [Startup人터뷰] 디지털 전환과 오픈 혁신을 통한 AI 기반 신약개발기업 “히츠”의 김우연 교수님
- 창업원
- 2022-10-29 23: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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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나볼 기업은 교원창업 2번째 이야기. 히츠의 김우연 교수님입니다.
히츠는 디지털 전환과 오픈 혁신을 통해 신약개발을 하는 기업입니다. 김우연 교수님은 Lab학생들과 함께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창업하며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히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HITS는 2020년 5월에 저를 포함한 3명의 창업자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신약개발에서 약효가 뛰어난 약물을 “hit”라 부르는데, 회사 이름은 여기서 유래되었습니다. 약물 후보로서 “hit”를 찾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hit”이 미래를 빛낼 훌륭한 인재를 뜻하기도 합니다. HITS의 궁극적인 목적은 신약개발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입니다.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탑 수준으로 성장하여 공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 제조업에서 시작해 ICT 사업으로 전환에 성공하였고, 현재는 문화, 바이오, 금융, SW산업 등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 중에서 유독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 중심의 타 제조 및 ICT 분야와 달리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산업은 기초과학 저변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신약개발 과정의 디지털 전환은 잠재력은 크지만 기초가 약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분명합니다. HITS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새로운 신약개발 문화를 선도하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원동력이 되고자 합니다. 현재는 전신이 되는 KAIST 화학과 연구실에서 집중적으로 개발한 초기 단계 신약개발 알고리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현재 기술을 고도화하고, 신약개발의 중•후반 과정에 필요한 기술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해당 기술 및 솔루션을 창업 아이템으로 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실험중심의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산업은 대표적인 고비용-고위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시행착오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없이 반복하는 실험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 됩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의 핵심은 계산과학,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약물후보물질의 특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며 원하는 약물의 구조를 단시간에 설계할 수 있습니다. 즉, 컴퓨터 속에서 가상의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실험에 적용할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신약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신약개발에 이용한다면 효율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네요. 약물후보물질들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신약개발이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기반의 신약개발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인데,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인공지능 기술은 오래전부터 신약개발 과정에 활용되어 왔습니다. 딥러닝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소위 컴퓨터 기반 신약 설계 기술의 일환으로서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핵심기술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단백질 구조, 약물의 물성, 독성 정보 등 신약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실험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고, GPU 등 컴퓨팅 파워가 급격하게 성장하였으며, 딥러닝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예전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와 기술이 합쳐져 후보물질의 물성 및 독성을 예측하거나 단백질과 약물 사이의 상호작용 정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원하는 물성을 직접 설계하는 기술까지 등장하였습니다.
신약개발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합성이 용이한 화합물 구조를 설계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화합물의 합성 가능성 및 경로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질병의 타겟 단백질 또는 바이오마커를 찾거나 임상에서 성공률이 높은 환자를 분류하는 등 사실상 신약개발 전 과정에 걸쳐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신약개발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하여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기술의 발전은 정말 놀랍고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신약개발은 매우 복잡한 생명현상을 다루는 문제입니다. 아직까지는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을 누구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높은 효능의 약물 발굴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습니다. 딥러닝 기반 AI 기술은 물리법칙 사전지식이 없어도 충분한 양의 데이터만 주어진다면 복잡한 관계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최근 딥마인드가 보여준 단백질 구조 예측 결과가 딥러닝 기술의 장점을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백질의 서열 정보만으로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일은 지난 수십년간 시도되었지만, 누구도 정확히 풀지 못했습니다. 딥마인드는 채 5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딥러닝을 활용하여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단백질 구조 예측은 그 자체로 신약개발 과정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딥러닝을 통해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딥마인드라는 기술은 딥러닝 기술로서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신약개발의 정확성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데이터 플랫폼이 열려야 더 용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까지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것에 대한 대비책이나 방법이 있을까요?
신약개발은 보통 10~15년이 걸리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타겟 발굴 단계로 시작해서 약물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 전임상과 임상 1,2,3상 등 각 단계별로 서로 다른 문제를 풀게 됩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거나 약물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 단계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많은 경우 오픈소스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히츠는 현재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 데이터 규제로 인한 큰 제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향후 임상 관련 기술을 개발할 때는 환자와 관련된 데이터와 같이 민감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각 국가에서는 신약개발 과정 효율화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병원 데이터를 공공화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현재와 같이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초기 단계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신약개발의 시간이 단축된다면 많은 질병들의 치료제가 빨리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의료관련 데이터들이 쌓이기에 데이터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중요하게 고려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데이터 규제가 아닌 병원의 공공 데이터가 활용되어 의료계에 혁신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현직 교수로 재직 중이시면서 창업을 결심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2020년이 KAIST 부임한 10년째입니다. 박사과정까지 포함하면 총 17년간 연구를 해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중요한 지식과 기술들이 학계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과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를 이롭게 하는데 있습니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기술의 발전은 과학의 발전과 맞닿아 있습니다. 증기기관에 기반한 산업혁명은 열역학과 함께 발전하였고, 고효율 전구 개발에서 탄생한 양자역학은 다양한 전자기술을 탄생시켰습니다. 지난 10년간 KAIST 실험실에서 화학에 관련된 다양한 컴퓨팅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여 신약개발 과정을 효율화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일조한다면 이 또한 과학자로서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다져진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생활을 이롭게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연구하신 기술연구를 바탕으로 화학분야의 기술을 제약분야에 접목 시킨다면 신약개발 및 바이오 분야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교수님 및 랩실의 연구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혁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원창업의 장점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창업붐이 일면서 실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였습니다. 각 스타트업 업종마다 요구하는 기술의 종류와 깊이가 다릅니다. 딥테크 기반의 스타트업은 기술의 깊이가 곧 경쟁력이 됩니다. 교원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창업 이전에 연구실에서 기술 고도화 및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창업과 동시에 상당한 기술력을 갖출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업 이후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의 니즈를 파악함으로써 좋은 연구 아이템을 얻고, 다시 창업 회사에 기술이전함으로써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기술의 사업성을 검토하는 것은 창업을 하기 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창업에 있어서 아무리 기술이 있고 좋아도 사업성이 없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랩실에서 사업성 및 기술의 고도화를 테스트했을 때 문제가 없다면 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드러내고 타겟별 맞춤 전략을 세우는 데도 용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원창업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과 그것을 극복한 방법은 무엇인가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행정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창업원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특히 기술이전과 관련한 기술평가 및 특허출원 등 절차가 필요한데, 이 과정을 미리 숙지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창업시기가 늦추어 질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기술이전 관련하여 규정이 변경되면서 새로운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술이전 과정은 학교와 창업 기업의 공통의 이익을 위해 매우 민감한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법적 검토가 완료된 명문화된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관계부처의 많은 분들과 대화를 통해서 도움을 얻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민감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교원창업 활성화를 위해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술이전과 관련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규정을 보완하고, 명문화하는 것입니다. 교원창업은 창업 당사자인 교원의 이익 뿐만 아니라 학교의 이익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근시안적인 측면에서는 양 당사자의 이익이 서로 배치될 수 있지만, 장기간으로 본다면 창업 기업이 성장할수록 분명 학교에도 더 큰 이익이 됩니다. 따라서 기술이전 관련해서 보다 긴안목으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교원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당사자뿐만 아니라 투자사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면, 보다 실질적인 제도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교원창업에 대한 규정을 하나씩 세워나가고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대학교 교원창업에 대해 기술 등 분야별 규정과 절차를 법률적 자문도 구하고 여러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체계적으로 제정해나가고 있습니다.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명문화하면 더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히츠와 교수님이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및 비전은 무엇인가요?
히츠와 저의 최종 목적은 신약개발 전 과정의 디지털화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산업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산업 또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생물, 화학, 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결합된 신약개발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생명과 관련되기 때문에 매우 정교해야 합니다. 각 단계별로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실험적인 시행착오를 줄인다면, 비용과 위험을 동시에 줄여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동물실험 및 또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약개발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히츠는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신약개발 시간과 단축시키고 비용을 낮출 것입니다. 디지털 랩을 바탕으로 히츠는 신약개발에 한 걸음 더 빠르게 다가가게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약개발이 정확성을 가지고 가속화된다면 질병연구에 도움이 되고 신약개발 문화를 새롭게 창조하며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와 사업화에서 복잡한 장벽이 완화되어 교원창업이 더욱 국내에서 활성화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히츠의 김우연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