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창업人

  • [Startup人터뷰] 양액제어시스템 등 기술을 개발하여 스마트팜을 이끄는 ‘상상텃밭’의 반병현 CTO
  • 창업원
  • 2022-10-28 18:33:36
  • 577

이번에 만나볼 팀은 2017년 상반기 E*5 KAIST우수팀으로 선정된 상상텃밭입니다.


상상텃밭은 농업의 고령화 시대 속에서 청년농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농업이 아니라, AI기술 등 양액제어시스템을 개발하여 여러 기술로 작물의 생산력을 높이며 스마트팜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상상텃밭의 반병현 CTO를 만나보겠습니다.




상상텃밭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장 진보한 기술로 가장 오래된 산업에 혁신을!” 상상텃밭의 비전이자 OS입니다. 상상텃밭은 AI나 IoT와 같은 4차산업혁명 분야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여 새로운 혁신을 준비하는 팀입니다. 상상텃밭은 2017년 E5-KAIST 덕분에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어느새 업력이 3년차가 되었네요.




여러 대학교가 연합해서 창업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결성해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것인가요?

 

고등학교 동창들이 모인 단톡방과 페이스북에 팀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때 제게 연락을 줬던 친구들이 초기 E5 공모전 단계 멤버들입니다. 이후 E5 시상식이 끝나고, 진지하게 젊은 시절을 투자해 회사를 세워 볼 사람만 남고 카톡방을 나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때 남은 멤버들이 상상텃밭의 co-founder들입니다.


창업 오디션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많았을 텐데 큰 결심과 도전을 함께 한 멤버들이네요. 그렇게 여러학교가 연합해서 상상텃밭이 시작하게 되었군요.





해당 아이템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시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어요. W8건물 1층 카페에서 샐러드를 사 먹고 있었습니다. 며칠간 밀가루와 고기를 못 먹었더니 성질이 사나워져서 괜히 샐러드에게 짜증이 나는 것 있죠. ‘이렇게 맛없고 비싼 걸 사먹는걸 보면 채식주의자들은 돈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농업으로 테마를 잡고, 제가 잘 아는 기술 분야를 덧대어 당시의 사업 아이템을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컴퓨팅 리소스를 대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처럼, 경작 리소스를 판매하는 대여 모델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첨단기술로 도배된 자동화시설을 갖춰 두고, 대리경작 요청을 받아 소비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만 작물을 재배하는 모델을요. 그런데 수익성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어 현재의 모델로 피봇 했습니다.






스마트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마트팜은 주로 ICT 기술이 적용된 농업 생산 시설을 의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창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는 장치 정도만 설치하고서 스마트팜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AI가 탑재된 제어시스템을 설치해놓고서도 “그냥 원예 시설”이라고 칭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상상텃밭이 정의하는 스마트팜은 지식과 정보, 판단의 자동화가 도입된 농업 생산 시설입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농업인들이 농사는 당연히 부모님 밑에서 수십 년간 일을 도와드리며 배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식 전승의 가성비가 안 나오죠. 우리는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도 경작에 실패하지 않는 시설을 추구합니다. 경험이나 노하우, 세월이 만들어 준 판단력 따위는 AI가 대신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스마트팜이라는 용어가 통일성 없이 난립하는 바람에 어디에 가서 설명하더라도 설명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애플이라는 강력한 기업이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어느 회사에서든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반면, 스마트팜은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규격이 없어요.


스마트팜. 말로는 많이 들어봤는데 여전히 생소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AI 기술이 도입되어 농업의 자동화가 진행되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말하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다른 스마트팜이나 농업을 주제로 하는 스타트업들과 비교해서 상상텃밭만의 차별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식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양액 제어 기술에 큰 강점이 있습니다. 종래 다른 업체의 양액제어 시스템은 양액의 농도와 pH만 측정하여 양액을 제어합니다. 주기적으로 양액의 농도와 pH를 측정하고, 농도가 부족하면 원액을 더 섞어주고 pH가 높아지면 산을 타 주는 형태로 말이지요. 식물은 모든 이온을 각기 다른 속도로 흡수합니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농도와 pH만 변수로 관측할 경우, 매번 일정한 양의 원액을 투입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양액 내부의 이온 조성이 점점 무너집니다. 많이 흡수하는 이온은 점점 고갈되고, 조금 흡수하는 이온은 점점 축적되죠.


우리 기술은 시스템생물학의 시선으로 양액에 접근합니다. 식물이 영양소를 흡수하는 “상태(state)” 자체를 변수로 보고, 상태의 전이(state transition)를 제어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액의 재보정을 일종의 시스템 perturbation으로 이해하여, 항상 최적의 이온 조성이 유지되도록 양액을 제어합니다. 아울러 상태 전이 개념으로 접근하다 보니 재배를 위한 양액 레시피가 밝혀지지 않은 작물도 재배가 가능합니다.


기술 이야기가 나오니 살짝 흥분해서 투 머치 토킹을 했네요. 여하튼, 기술력을 인정받아 “신기술인증” 및 7건의 등록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상상텃밭이 가지고 있는 상세한 기술 설명 감사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께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스마트팜을 비롯하여 현 시대에서 농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고, 상상텃밭은 어떤 기여를 하고 싶나요?

 

농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산업의 구조적 모순에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땅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수 천 평은 있어야 합니다. 보통 수익이 많이 남는다는 과일 농사도 평당 년 수익을 만원으로 잡습니다. 농사로 4인가족을 부양하려면 땅이 4천 평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땅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죠. 이미 땅을 갖고 계시는 분들도 자식을 서울에 올려 보내 의사나 판검사를 시키고 싶어하지 농사를 계속 시키고 싶어하지 는 않습니다.


국가에는 쉬는 경작지를 대여해주는 “농지은행”사업도 있습니다만, 빌린 땅에 유익비를 투자해 이런 저런 시설을 올리고 싶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편하게 농사를 지으려고 이런 저런 시설을 도입하면, 임대기간이 끝난 뒤 철거하거나 임대인에게 양도해야 됩니다. 야외에서 비바람을 견디며 감가상각을 먹을 대로 먹어서 잔여가치를 주장하기도 쉽지 않고요. 따라서 땅이 없는 사람이 농업으로 진입하는 행위는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기존 종사자는 점점 줄어들고, 외부 유입은 까다로운 덕분에 농업인구의 고령화가 가속되어 점차 종사자 수가 소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상상텃밭은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60평 시설에서 3천 평 노지와 맞먹는 양의 채소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식물을 다층으로 재배하는 식물공장 설비와, 빛을 조절해 식물의 생장속도를 가속하는 촉성재배 기술 덕분입니다. 덕분에 농업에 활용할 수 천 평 토지가 없는 분들께서 많이들 찾아 주십니다. 특히 토지 매입이 곤란한 정출연에서도요.


상상텃밭은 이미 농업의 고령화 및 토지부족 문제에 있어 기술을 통해 현대적인 농업화를 이루어가고 있네요. 농업인구가 부족해지지만 생산량은 줄어들면 안되는 상황 속에서 상상텃밭이 개발하고 있는 시설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상상텃밭이 생각하는 다음 아이템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상상텃밭은 향후 바이오 소재개발 분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상북도 의료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 참여하는 등 스마트팜 기술로 천연물 의약품의 원물을 생산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건기/화장품에 적용될 수 있는 소재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KAIST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창업에 대해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오래된 산업을 혁신해 보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카이스트는 창업에 도전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학교측의 지원도 빵빵하고 네트워킹의 기회도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옆에 있는 가까운 사람이 카이스트생입니다. 실력을 갖춘 동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기에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성공의 노하우는 많은 분들께서 나눠 주시지만 실패하는 과정에 대해서 우리가 접해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확실하게 망하는지를 잘 아셔야 해요. 그리고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템으로 사업을 풀어가는 사람의 역량이 더욱 중요함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업 초기의 리스크를 이겨내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 또한 멋진 일입니다. 상상텃밭이 딱 그런 회사거든요 ???? 저희와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시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상상텃밭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표는 엑싯입니다. 사업이란 돈을 보고 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그 과정에서 세상에 유의미한 변화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상상텃밭이 의료용 대마와 같은 사회적 파급력이 큰 영역에 도전하는 것 또한 이의 연장선입니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 세상은 더욱 살기 좋아진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상상텃밭의 반병현CTO님께서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청년들이 모여 유기농 재배부터 시작한 상상텃밭. 상상만 하던 것을 실현시키며 올해에는 TIPS에도 선정되었습니다. 상상텃밭의 기술로 농업의 전문화, 현대화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업이 되고 Exit하셔서 더 큰 영향력을 드러내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상상텃밭의 반병현 CTO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첨부파일